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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배틀

[시사매거진 허건식의 스포츠무예칼럼]

사단법인 유티에스코리아 | 기사입력 2024/10/16 [12:20]

무예배틀

[시사매거진 허건식의 스포츠무예칼럼]
사단법인 유티에스코리아 | 입력 : 2024/10/16 [12:20]


세계 무예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상상만 하던 무림의 세계를 실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충주시는 1998년부터 무술축제를 시작해 20년 넘게 매년 40여개국의 무예들이 찾아오는 무술의 도시였다. 그리고 지금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UNESCO ICM)와 올해 개최된 국제연무대회(IMAC), 그리고 세계무술연맹(WoMAU) 총회가 충주의 무예 레거시(legacy, 유산)로 남아 있다. 현재 무술축제가 폐지되고 세계무술공원이 사라졌어도 세계무예인들이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무예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침체되었다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 회생은 과거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 무예를 쓰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10년) 세대들과 그 이후 알파세대(2010년대이후)들이 선호하는 스포츠관과 그들의 문화를 모르면 아무리 인기있는 스포츠일지라도 사장되고 잊혀질 수 있다. 2028 LA올림픽에 복싱, 레슬링(그레코로만형), 근대5종 종목이 선택되지 않은데서 알 수 있다.

 

무예계도 이 변화에 민감해졌다. 그동안 무예는 스포츠화를 통해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하였다. 이 과정에서 무예와 스포츠의 양수레 바퀴로 상생이 아닌 갈등이 있었다. 여기에는 전통을 고수하는 무예인들과 변화에 따라야 한다는 무예인들 간의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세대가 변하면 문화 역시 변할 수 밖에 없음을 알지 못하면 안된다. 올림픽이 아닌 전통무예로서 세계무예를 관장하고 있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세계무술연맹이 올해 폐막한 총회와 국제연무대회는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최근 세계 각국의 전통무예단체들이 다시 응집하고, 각종 위원회가 구성되고 있으며, 집행부도 새로 구성됐다. 그리고 이번 국제연무대회에 참가한 각 국의 관계자들은 처음으로 공개된 새로운 경기방식인 무예배틀에 대해 무예 경기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무예배틀은 세계무술연맹이 차세대를 위한 무예경기방식으로 고안한 것이다. 그동안 무예, 공연,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무예경기방식을 고민해 왔었다. 그 중에 하나가 무예배틀로 이번에 처음 선보인 것이다.

 

무예배틀은 기본 겨루기나 시범대회와는 다른 방식이다. 올림픽 비보이 경기와 유사하다. 양팀이 무대로 나와 DJ가 디징(Dijing)을 시작하고 사회자가 경기시작과 진행을 한다. 화려한 조명과 DJ의 격한 음악, 그리고 선수들의 다양하고 화려한 무술퍼포먼스가 연결되어 생동감이 넘친다. 이번 대회에 직접 참가한 댄스전문가나 DJ도 실험무대였음에도 무술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에 무예배틀의 가능성을 내다 보았다. 특히 비보이와는 달리 각 팀 선수들이 단정한 도복을 차려 입고 펼치는 다양한 무술의 퍼포먼스는 관중들로 하여금 색다른 경험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비보이도 원류를 따진다면 카포에이라(Capoeira)라는 브라질 무술에서 유래되었다. 카포에이라는 우리나라 택견이나 씨름과 같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이 카포에이라가 미국으로 진출해 브레이크 댄스가 된 것이고, 브레이크의 약자인 B와 boy를 붙혀 B-boy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이다. 비보이는 각 국 젊은이들에게 보급되던 초기에 우리나라는 최강국이었다. 강력한 파워무브와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2000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비보이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정도였다.

 

이제 세계 무예계도 무예배틀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들의 스포츠와 문화에 대한 성향은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자유로운 운동문화에서 매력을 느끼는 세대다. MZ세대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겨루기를 넘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자기 표현이 결합, 그리고 경쟁과 협동의 재미를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 무예배틀은 MZ세대에게 자기 표현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이 추구하는 무예수련 경험의 다양성과 개인적 성취를 충족시켜주는 매력적인 무예경기가 될 것이다. .

 

세계무술연맹에게 고민이 하나 늘었다. 바로 무예배틀의 이름이다. 종목의 탄생 지역명을 사용해야 할지, 무예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지, 우리나라를 상징해야 할지, 무예배틀의 공식 명칭이 궁금하다.

 

출처 : [허건식의 스포츠·무예칼럼] 무예배틀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시사매거진 (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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